포토샵 어도비 주가 급락, 반독점 규제 리스크로 피그마 인수 우려

미국 법무부,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막기 위해 반독점 소송 준비 중

 

2022년 9월 어도비는 200억 달러(약 28조 원)에 피그마를 인수하기로 발표하였습니다. 어도비는 대부분 잘 아실 텐데요, 이미지 편집 툴인 포토샵과 동영상 편집 툴인 프리미어 프로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피그마는 잘 모르실 수도 있겠는데요, "웹 기반의 실시간 협업 기능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 툴"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어도비 또한 Adobe XD라는 협업 툴을 지속적으로 개편을 해왔지만, 피그마의 엄청난 성장을 당해내기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도비가 투입한 금액은 피그마의 매출액의 50배에 달하였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는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고, 인수 발표 당일에 20프로에 가까운 주가 폭락을 기록합니다. (네이버 또한 당근마켓과 유사한 미국 최대의 중고거래 플랫폼의 인수를 결정한 이후에 큰 폭의 주가하락을 보였습니다.)

 

어도비 최악의 주가 하락 기록

 

하지만 최근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한다면 피그마 사용자들에게 어도비의 디자인 툴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툴 선택권을 줄이고 시장에서의 건전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법무부가 어도비를 제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완만하게 주가가 상승 중이던 어도비는 보도가 나온 당일 7.64%라는 엄청난 주가 하락을 또 한 번 보여주게 됩니다.

 

완만한 주가 회복을 보이던 어도비, 또 한번의 큰 폭락

피그마 인수에 거금을 들였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주식 시장 참가자들이, 피그마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는 뉴스에 또 한번 부정적으로 반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수를 한다고 해도 주가가 폭락하고 인수가 실패할 수 있다고 해도 주가가 폭락하니, 어도비 주주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어도비는 왜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피그마를 인수하려고 했던 이유와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보았던 피그마 인수가 불발되려고 하는데도 주가가 폭락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1. 어도비가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피그마를 인수하려는 이유

어도비는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와 같이 압도적인 툴을 갖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비대면 협업 툴의 중요성이 대두되었지만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습니다.

2022 Design Tools Survey - UI Design from UXTools

2022년 UXTools에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피그마가 UI 디자인 툴 분야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도비와 시가총액 차이는 10배에 달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조그마한 피그마가 어도비에게는 눈엣가시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협업 툴의 중요성을 인지한 어도비가 집중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 Adobe XD의 점유율이 피그마에 한참은 못 미치는 상황에 어도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피그마를 인수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전문가는 레거시 소프트웨어로 시작한 어도비가 피그마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피그마를 이용하여 어도비의 기존 툴들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배에 바퀴를 달아서 땅에서 달리게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배를 녹여서 자동차를 만드는 편이 낫다

 

2. 피그마 인수 불발 가능성에 또 한 번 부정적으로 반응한 이유

어리둥절한 해외 투자자

 

어도비가 작년에 피그마 인수를 발표했을 때 엄청난 주가 하락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피그마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저는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거금을 들일 일이 없어졌기 때문에 어도비 주가가 조금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저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실패하는 것이 어도비에게는 더 큰 악재라고 시장은 받아들였고, 주가는 또 한번 폭락하게 됩니다. 시장의 이러한 반응을 사후적으로 분석해 보면, 피그마를 많은 돈을 들여서 인수하는 것은 악재이나 어떻게 서든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같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파워포인트나 엑셀을 통해 다른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자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도비도 자사 제품을 성공적으로 SaaS로 전환하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태생부터 협업 툴이었던 피그마에 비해서 협업 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도비가 피그마를 200억 달러라는 거금(매출액의 50배)을 들여서라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피그마는 어도비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방증한 것입니다. 피그마는 현재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더 어도비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인데, 이번 인수가 실패한다면 어도비는 앞으로의 사업에서 피그마에게 발목을 잡히게 것입니다.

 

3. 미국 법무부에 대한 어도비의 대응

어도비는 미국 법무부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피그마 인수 이후에도, 자사는 크리에이티브 툴 개발에 집중을 할 것이고 피그마는 협업 툴 개발에 집중하는 등 양사는 완전히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2023년에 피그마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마무리

어도비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실 테지만, 어도비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한 현재 어도비(시가총액 약 200조 원)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멀티플(PER)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만약 어도비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면, 피그마 인수에 대한 경과를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다시 완만한 주가 상승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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