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바, 생각보다 안 힘들다. 그만큼 시급도 짜다...
광복절 공휴일 특수 + 프로모션을 노리고 쿠팡 알바에 다녀왔습니다. 4일 근무하고 57만원 정도 수령하였습니다. 날씨도 덥고 쿠팡 블랙리스트 이슈도 있고 관리자들이 불친절하다는 말이 있어서 고민이 되었는데, 에어컨 선풍기 시설도 잘되어 있고 관리자들이 나름 잘 대해줘서 업무 강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담당한 출고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드리고, 마지막으로 급여명세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첫날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금방 익숙해져서 잘하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뉴스타파 기자처럼 일하면 관리자들이 호출할 수도 있습니다.)
1. 출고 업무
쿠팡 업무는 크게 IB(InBound, 입고), OB(OutBound, 출고), 허브, ICQA(Inventory Control and Quality Assurace, 재고 관리 및 품질 보증)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가 담당하게 된 업무는 OB 출고 업무였습니다.
출고 업무는 다시 포장(오토백, 매뉴얼), 픽, 워터로 나뉩니다.
쿠팡에서 다들 물건 시켜보셨을텐데, 왼쪽처럼 비닐 팩에 포장하는 것을 오토백, 오른쪽처럼 상자에 포장하는 것을 매뉴얼이라고 합니다. 오토백이 몸이 편할까요? 매뉴얼이 몸이 편할까요? 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계로 일하는 오토백이 최고입니다. 오토백은기계에서 비닐 팩이 나오면 물건을 넣고 버튼을 눌러서 포장하면 됩니다. (유튜브에 AutoBag 검색해서 어떤 기계인지 보시면 감이 바로 오실 거 같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넣거나 많은 물건을 넣으면 비닐 팩이 찢어지기 때문에 오토백에는 대체로 가벼운 물건이 배정됩니다.
매뉴얼은 박스 포장이기 때문에 오토백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거운 물건이 배정됩니다. 배정받은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쿠팡 송장 스티커가 나오고, 적절한 박스를 골라서 포장하고 스티커를 붙이면 됩니다. (바코드를 찍으면 쿠팡이 박스 사이즈를 추천해 주는데 안 맞는 경우도 있고 해당 사이즈의 박스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적당히 골라서 하시면 됩니다.)
오토백과 매뉴얼 담당하시는 분들께 물건을 가져다줄 사람이 있어야겠지요? 바로 픽과 워터입니다. (픽과 워터는 PDA 단말기를 들고 업무를 합니다.)
입고 업무 담당하시는 분들이 물류센터에 물건을 넣어두셨다면, 픽은 물류센터에 입고된 물건을 찾아서 토트박스나 쇼핑카트에 담아서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PDA에서 시키는대로 물건을 담으면 되는데, 쇼핑카트를 이용한다면 물건을 담은 후 직접 포장 쪽으로 전달하고, 토트박스를 이용한다면 적당한 무게의 물건을 담아서 레일에 올려주시면 됩니다. 적당한 무게는 사람이 들고 이동할 수 있는 정도의 무게를 뜻하는데, 픽에서 담은 물건을 포장 업무하시는 분들이 옮겨가면서 작업해야 되는데, 하나의 토트박스에 너무 많은 물건을 담으면 포장 업무하시는 분들이 고생하십니다. (토트박스 하나에 물건 많이 담고 있는 걸 관리자에게 들키면 혼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픽은 PDA가 시키는 대로 물건이 있는 위치에 이동하여 토트박스나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고 적당히 담으면 포장 쪽으로 보내주면 됩니다. 포장 업무는 가만히 서서 하는 것에 비해 픽은 많이 걸어야 해서 다리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워터 업무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픽에서 토트박스는 레일에 올려서 보낸다고 말씀드렸는데, 워터 담당자는 레일 끝에서 밀려오는 토트박스를 정리해서 오토백이나 매뉴얼로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토트박스와 쇼핑카트에는 바코드가 있는데, 바코드를 찍어보면 이게 매뉴얼 쪽 물량인지 아니면 오토백 쪽 물량인지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바코드를 하나하나 찍어가면서 매뉴얼과 오토백으로 구분하고 어느 정도 토트박스가 쌓이면, 토트박스를 쌓은 카트를 끌고 매뉴얼 또는 오토백 위치로 이동하여 물량을 배분합니다. 워터는 무거운 박스를 카트에 올리기 위해 내리고, 이동하고, 포장 담당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시 올렸다 내리기 때문에 꽤 힘듭니다. (남자 헬퍼에게만 시키기 때문에 여자 헬퍼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 시급에 대한 생각
생각보다 안 힘들다고는 말씀드렸지만, 야간 수당, 연장 수당, 공휴일 수당이 있을 때는 시급이 적당한데, 그렇지 않다면 몸이 힘든 것에 비해서 시급이 만원인 것은 약간 아쉬운 거 같습니다. 쿠팡 알바가 처음이라면 꼭 신규 프로모션(30일 이내에 근무 기록 없는 경우 적용) 받으시길 바랍니다.
3. 급여명세서 공유
급여는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한 것을 그다음 주 수요일에 받는 형태입니다. 8월 11일부터 8월 17일까지 근무한 것에 대한 급여를 8월 21일에 받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총 4일 근무했고, 연장 근무는 3일 진행하였습니다. 새벽에 연장해서 근무하면 야간수당과 연장수당을 동시에 적용받아서 시급이 2만원 정도 되니, 시간이 되시면 야간 연장은 꼭 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프로모션을 적용받아서 저는 90,000원의 입사 지원금을 받았고, 교육비 항목은 쿠팡 알바를 위해 의무적으로 안전 교육 동영상 시청을 하는 게 있는데 교육 들으면 1시간 업무로 인정해 줍니다. 총 영상 길이가 1시간 정도 되니, 첫 출근 전에 미리 다 듣고 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무리
언론에서 비추어지는 것에 비해서 업무 환경이 쾌적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던 중에 쿠팡 관련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최근에 쿠팡CLS물류센터에서 사망자가 또 나왔나 보네요. 쿠팡 알바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부업 형태로 하실 텐데, 돈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최고입니다.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오지 않도록 건강 유념하면서 부업 생활하시면 좋겠습니다.
‘쿠팡CLS 물류센터’서 또 노동자 숨졌다…“사망자, 휴일 맞아 총 3회 알바”
▲서울 시내 주차된 쿠팡 배송 트럭 (사진=연합뉴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중간 물류센터(소분캠프)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또다시 숨진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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